유튜브나 블로그 등지에서 '반클러치' 주제가 나오면, 댓글이 개판이 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반클러치를 쓰면 차가 망가진다든가, 쓰면 안된다든가(?), 원클을 써야한다든가..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죠.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들 서로 다른 내용을 말하기 때문에.. 소통이 불가능하고, 결국 싸움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문제의 '반클러치'라는 녀석을 알아봅시다.

 


1종 면허를 땄거나 차에 관심이 많으면, 클러치가 무엇인지는 알 것입니다.

 

바로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서 동력을 차단하는 녀석이지요.

 

엔진과 바퀴의 회전수가 일치하지 않는 시점에서도 언제든지 변속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입니다.

 

엔진쪽 플라이휠과 클러치의 Slip을 이용해 부드럽게 회전수를 매칭할 수 있지요.

 


자, 모든 분들이 '반클러치'가 위 Slip과 연관있다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Slip을 수행하는 과정과 절차를 두고 다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주행 중 반클러치에 대해서는 크게 이견이 없습니다. 

 

변속 때 엑셀에 발을 얹거나, 덜 뗀다든가 하여 불필요한 Slip을 발생시키는 경우에 대해서는 다들 공감하지요.

 

 

문제는 정차 후 출발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이 반클러치라는 용어의 모호함이 드러나지요.

 

 

사람들이 보통 이야기하는 출발시 반클러치의 종류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클러치 유격점을 찾은 후 브레이크를 떼어 출발하는 경우

2.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클러치 유격점을 찾아 출발하는 경우

3. 클러치 유격점을 찾은 후에 엑셀링하여 출발하는 경우

4. 클러치 유격점을 찾음과 동시에 엑셀링하여 출발하는 경우

5. 엑셀부터 밟고 클러치 유격점을 찾아 출발하는 경우

6. 엑셀 후까지 넣으면서 클러치 유격점을 찾아 출발하는 경우

7. 클러치 유격점을 찾고 엑셀 후까시 넣으면서 출발하는 경우

8. 클러치 Slip이 발생하는 모든 경우

등등..

 

4번의 경우는 특별하게 원클/완클 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지요.

(One클러치? Complete 클러치? 緩클러치? 용어의 정확한 뜻은 아무도 모릅니다 ㅎㅎ)

 

 


보통 분쟁이 발생하는 구간은 반클 / 원클과의 싸움, 모든 Slip / 반클&원클과의 싸움입니다.

 

정의가 다른데 싸워봤자 무슨 의미일까요?

 

 

개인적으로는, 8번을 가장 적합한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기계적으로 반만 밟는 상태임을 유지한다면, 어떠한 형태의 Slip에도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8번의 관점에서 보면, 반클러치를 쓰면 안된다! 라고 주장하는 분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반박 가능합니다.

 

1. 반클러치를 안 써야 클러치가 안닳는다. / 나는 반클러치 안 쓰고 주행한다.

: 반클러치를 안 쓰면 내리막 아니고는 출발이 안되는데요.. 클러치 대신에 싱크로를 태울 수는 없잖아요? 

 

2. 원클을 쓰면 클러치가 안닳는다.

: 원클이든 반클이든 클러치는 닳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적게 닳을 뿐..

 

 


그렇다면 반클러치는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반클러치를 사용하면 일단 클러치가 닳는 것은 분명한데, 수동차를 일반적으로 주행하려면 무조건 쓰게 되어 있지요.

 

따라서 반클러치의 사용을 최소화 함이 좋습니다.

 

 

반클러치의 사용을 최소화 한다는 것은 아래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요.

 

1. 클러치 접촉 시간 (Duration)

2. 클러치 압력 (Normal Force)

3. 클러치 회전속도 (RPM)

4. 클러치 온도 (Temperature)

5. 클러치 물성 (넓이, 재질 등)

 

일반적으로 1~4는 높을 수록 클러치가 더 많이 닳게 됩니다.

 

몇 가지 자료를 논문을 통해 확인해 보았는데요, (실제 클러치에 대한 자료는 못찾았네요..)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79894969_The_effect_of_sliding_speed_and_normal_load_on_friction_and_wear_property_of_aluminum

우선 RPM과 마모율은 거의 1차적으로 비례하네요. (RPM이 두 배가 되면 1.5~1.7배 마모 증가)

 

압력과 마모율의 경우, 압력이 높아질 수록 높아지긴 하지만 두 배가 되더라도 1.25배 정도에 그칩니다.

클러치 접촉 시간과 마모율의 관계는 찾지 못했습니다만 접촉 시간의 증가는 온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온도 포화가 이루어 지기 전까지는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shows-the-wear-rate-with-respect-to-temperature-increase-It-is-noticed-that-the-Si_fig3_260789968


 

결론적으로, 반클러치를 사용하여 출발할 때는

 

1. 낮은 RPM에 붙이고

2. 비교적 강하게 붙이더라도 (페달을 가능한 많이 뗌)

3. 적은 시간동안 사용하는 것 (페달을 가능한 빠르게 뗌)

 

이 가장 마모율을 줄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너무 페달을 많이 떼면 시동이 꺼지거나 엔진 러깅을 할 수 있고, 급하게 떼다 보면 커플러나 부싱류에 안좋으니.. 뭐든지 적당히가 중요하겠죠?

 

위에 언급한 출발 방법 중에서는, 4번 원클 방법이 제일 유리할 듯 합니다.

(다들 건너듣거나 경험으로 알고들 계시죠 ㅎㅎ)

 

 

또한 막히는 상황에서 쓸데없이 반클러치로 앞에 붙다보면, 온도가 올라가서 점점 많이 닳겠죠?

 

이는 건식 DCT사용하시는 분들이 자주 겪는 문제기도 합니다.

 

클러치가 두 개다 보니 일반적인 수동변속기보다 클러치 용량이 낮아서, 동일 라인 단으로 출발하면 금방 과열되곤 하죠.

 

 

 

아 하나를 빼먹었는데.. 주행 중 엔진브레이크 쓴다고, 낮은 기어 넣고 Slip시켜 붙이는 분들 많지요?

 

레브 매칭 안하고 붙이면 그것도 반클러치이니.. 레브 매칭도 배워보세요 ㅎㅎ

 

(정말 개인적 생각으로, Slip 붙이는 구간은 엔진브레이크가 아니라 클러치 브레이크라 부르는게 맞지 않을까..) 

 

 

 

아무튼 반클러치에 대한 제 생각과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막 타도 10만km 이상, 잘 타면 폐차할 때 까지 쓸 수 있는 게 요즘 클러치이기 때문에, 필요할 때 적당히 쓰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 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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